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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설경제 15.11.20 한국건설, 지속성장 돌파구 찾으려면

Author
익명
Date
2015-12-03
Views
1083

출처: http://www.cnews.co.kr/uhtml/read.jsp?idxno=201511191550181020448

 

[시론] 한국건설, 지속성장 돌파구 찾으려면

이복남(서울대 산학협력중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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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는 저성장 시대로 가고 있다.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보다 해 오던 방식에 매몰되어 있다. 신기술보다 익숙한 기술로 혁신을 이끌어내려 한다. 전통적인 생산 기술은 빠른 속도로 평준화되고 있다. 동시에 더 빠른 속도로 기기로 대체되고 있다. 소득 수준으로 높아진 임금은 생산성 혁신만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한국 경제가 지속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방향성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한다.

 저성장과 성장을 위한 미래를 향한 방향 상실에서 과학기술의 역할 실종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반성하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진 26명은 ‘축적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과학기술의 역할 실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반성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과학기술의 역할 반성과 함께 새로운 역할을 주문한 것이다.

 한국 경제는 지난 50년 동안 19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에 준하는 만큼의 성과를 달성했다. 경제 성장의 기적은 ‘Made in Korea’가 기반이었다. 전통적인 하드웨어적인 제조업에서 비롯했다.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의 최고 통치권과 나란히 설 수 있었던 적은 역사에서 없었다. 세계 15위권의 경제 규모도 처음 겪어보는 역사다. 여기까지는 잘 왔다는 평가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빨리 가기보다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 경제 성장 기적을 물리적인 노력과 헌신으로 달성했다면 미래는 지식과 지혜로 무장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교수진들은 한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다른 형태의 ‘과학기술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선진국을 따라 배운 하드웨어 기술로는 절대 선진국을 앞설 수 없다는 결론이다. 복제 개념으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한계점에 와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앞설 수 있는 새로운 과학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드웨어 기술에서 소프트웨어 기술로 방향성을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한다. 상세설계보다는 기본설계, 기본설계보다는 개념설계 역량을 키우라는 주문이다. 반복적 학습에 의한 숙련도 축적보다 창조적인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빠른 추종자에서 선두그룹으로 나서야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결론이다. ‘Made in Korea’에서 ‘Designed in Korea’로 한국기술의 주력 무대를 앞으로 이동시키라는 주문이 핵심이다.

 한국건설에 대해서도 쓴 소리와 조언을 담았다. 한국건설이 국제시장에서 5∼6위권으로 평가받는 것은 뒷심 때문이었다는 평가다.

양질의 노동력과 선진기업을 따라 익힌 복제기술 때문이다. 시공 역량이 한국건설을 이 자리까지 설 수 있게 만들었다는 진단이다. 한국건설은 여기까지다. 건설이 새로운 성장 도약을 위해서는 뒷심보다 앞심, 즉 머리와 지혜, 그리고 지식으로 무장하라는 주문이다. 뒷심으로는 이미 중국이나 터키, 인도 등 신흥국 기업들과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빨리 인지하라는 주문이다.

 사업모델 창출, 사업 기획과 전략, 시장 진출 전략 등에 필요한 역량은 이미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아닌 누군가의 역할로만 생각해왔다. 누구도 대체해주지 않는 역할이라는 사실을 외면해왔다.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면 한국 건설이 스스로 나서야 할 수밖에 없다. 교수진들은 ‘한국은 아직도 늦지 않았다’라는 말로 앞심의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건설도 개념설계라는 다소 생소하지만 창조적 파괴 기술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