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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설경제 15.11.02 청년들이 한국건설에 던지는 질문

Author
익명
Date
2015-12-03
Views
1052

출처: http://www.cnews.co.kr/uhtml/read.jsp?idxno=201511020923280660165

 

[시론] 청년들이 한국건설에 던지는 질문


이복남(서울대 산학협력중점교수)

건설공학 관련학과 졸업을 앞둔 20대 청년들이 한국건설에 질문을 던졌다. 개인적인 궁금증을 넘어 사회와 산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질문까지 보여 희망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대견하기도 하지만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들이 던진 질문에 대해 즉석에서 준비된 답을 과연 내놓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게 현실이다. 국내 건설이 청년들의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도 궁금하다. 질문을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산업이 함께 답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첫 번째 질문은 건설의 비전과 전망에 관해서다. 침체된 건설경기가 살아 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었다. 통일은 언제 이뤄질 것이며 통일 이후 북한지역 인프라 건설이 건설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촉매제가 될 수 있는지도 물었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서 한국 건설의 역할이 어느 정도 기대가 되는지도 궁금해 한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 기업에 비해 늦게 출발한 국내 기업들이 선진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를 물었다.

두 번째 유형은 시장과 상품에 대한 질문이다. 국내에서 신규 인프라 투자 확대는 정말 기대하기 힘들 것인지를 물었다. 공공 재정 부족으로 민간투자 사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들었다. 재정 사업과 민간투자 사업의 경계선이 무엇인지도 물었다. 해외 시장에서 운영(유지 및 보수 시장을 의미) 사업이 대세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신뢰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었다.

세 번째 질문은 기업의 경쟁력 부문이다. 조선이나 자동차 등 건설과 유사한 산업은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데 건설은 왜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를 따졌다.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대한 국내 기업 전략의 핵심이 무엇인지도 궁금해 한다. 선진국 기업과 국내 기업 간 경쟁력 차이의 핵심이 무엇인지도 물었다. 국내에서 이슈화된 해외 건설공사에서의 대규모 손실 원인이 기술력 부족인지, 사업관리 역량 부족 때문인지를 확인해보고 싶다는 의견도 나왔다. 해외 시장이 대세라면 기업들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해 한다.

네 번째 질문은 개인의 역량 부문이다. 산업체들이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지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신입 사원이 갖춰야 할 자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준비하기가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역량 조건을 구체적으로 묻기도 한다. 산업체가 요구하는 개인의 역량이 대학을 넘어 대학원 과정을 거쳐야 할 만큼 기술 수요가 큰지도 물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개인의 자질 중 기술자격증이 어느 정도 유효한지도 묻는다.

마지막 다섯 번째 유형은 개인의 진로와 삶의 질에 대한 질문이다. 불확실한 사회에서 공기업과 사기업 중 어떤 직장이 미래에 더 안정적일지를 물었다. 대학 졸업 후 취업과 대학원 진학 중 어느 진로가 경력 관리에 도움이 되는지를 물었다. 사회생활에서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도 궁금해 한다. 지속가능한 직장 생활을 위해서 개인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도 물었다. 건설 프로젝트의 특성상 근무 강도가 강하다고 하는데 직장 생활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는지도 궁금해 한다.

졸업을 앞둔 20대 청년들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산업계가 답을 해줄 차례다. 사회에 처음 진출하려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게 먼저다. 준비가 덜 되어 있더라도 답을 해야 할 책임은 분명하다. 기성세대들은 대체적으로 건설이란 직업에 대해 부정적이다.

건설기술인협회가 조사한 결과로는 국민보다 건설기술자들이 더 부정적이다. 좋게 말하면 기술자들의 기댓값이 국민보다 높기 때문이고 나쁘게 말하면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낮기 때문이다. 건설의 이미지를 밝게 만들고 청년들에게 매력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기성세대들의 노력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정적 시각으로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한 일간신문이 4대강 사업을 마치 토건족(?)을 살리기 위해서 벌인 것으로 폄하했다. 토목·건설업 하기 좋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까지 주장한다. 건설의 국민경제 가치는 고사하고 산업체가 부담하는 손실은 안중에도 없다. 이런 주장이 맞다면 남북 통일도 토건족을 위해서 해야 한다는 궤변이다.

청년들이 던진 질문이나 건설의 가치를 무시하는 주장에 대해 침묵할수록 건설산업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국토 인프라를 국가의 중추로, 영국은 국가 경제의 중추로 인식한다. 국가와 국민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중추가 튼튼해야 한다. 중추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건설산업의 기본적인 역할과 책임이다. 청년들에게 답해야 하고 국민들에게 당당하게 나서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