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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한건설전문신문 15.03.23 건설인재 양성은 미래 신사업을 위한 ‘투자’다

Author
익명
Date
2015-06-19
Views
1167

출처: http://www.koscaj.com/news/articleView.html?idxno=79625

 

건설인재 양성은 미래 신사업을 위한 ‘투자’다

newsdaybox_top.gif 2015년 03월 23일 (월) 이복남  newsdaybox_dn.gif


“국내 건설업계도 인력운영 방식을 바꿔 물량소화를 위한 만들어진 시장에서 새 사업모델 등 주력시장을 만들어가야 한다. 선진국이 여유인력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산업체에게 임금을 올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소비 진작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일본 모델을 따르는 모양새다. 기업은 작년보다 신규 인력 채용 규모를 줄이려 한다. 현재도 12%에 육박하는 청년실업률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업체는 기존 인력마저 줄여가는 추세다. 인건비 저감을 통해 당장에 비용을 줄여 기업 수명을 연장해 보자는 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언제부터인지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휘두를 때 인력 축소가 제일의 타깃이 됐다.

일감이 넘칠 때는 인력이 모자라 충원한다. 일감에 따라 인력 증감을 연동시키는 경영전략을 다른 측면에서 보자. 인력을 비용으로 볼 때와 성장을 위한 투자비로 보는 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흔히 보유한 자산 중 가장 큰 게 인재라 주장한다. 건설에는 양적으로는 인력 수가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전문가 혹은 인재를 찾고 있다. 인재라는 의미는 생산을 위한 투입 요소라는 투자 성격이 내포돼 있다. 인재라면서 인건비 저감을 이유로 인력을 축소하는 것은 내일보다 오늘을 무사히 넘겨보자는 것이다.

현업에 투입된 인력에게 기업의 미래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낼 여력을 기대할 수 없다.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신상품과 새로운 시장 개발은 몸이 아닌 눈과 머리, 그리고 기업가적 도전정신의 몫이다. 이런 접근방식은 기업이 얼마간의 여유인력을 보유해야만 가능하다. 개인이 오늘 소화시켜야 할 현업과 내일 찾아내야 할 시장과 상품 개발을 동시에 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의 인력 가동률이 100%가 아니다. 적게는 10% 많게는 25%까지 여유인력을 보유하는 것은 현재보다 미래를 위한 준비 때문이다.

국내 건설기업의 인력 운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때가 온 것 같다. 국내에서 물량 소화를 위한 인력 운영 방식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과 상품, 그리고 주력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만들어진 시장에서 만들어가야 하는 시장으로 바꿨다. 시장 침체가 과거와 같이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가능성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됐다. 미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

건설기업은 규모가 클수록 인재 확보를 위해 인지도가 높은 수도권 대학 졸업자를 선호한다. 선발한 인력을 활용 가능한 인재로 만들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강의실 학습과 현장 실습(OJT)을 병행한다. 대학 졸업자들은 수도권 소재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스펙 쌓기에 올인한다. 우수한 스펙을 쌓아도 몇 수십대 일 혹은 수백대 일의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한다.

정반대 현상으로 지방소재기업과 중소기업들은 인재를 찾기 어렵다 호소한다. 인력 수는 넘치는데 찾는 인재는 부족한 극단적인 불균형이다. 기업이 해외현장에서 찾는 글로벌 인재의 선호도는 경력이 7년에서 15년이다.

해외사업에서 실무 유경험자를 찾는 이유가 있다. 시공계획 및 관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무 경험이 없는 사람이 하도급자 혹은 근로자들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사전에 계획할 역량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의 대형 건설회사는 경력 7년 미만을 채용하지 않는다. 건설회사뿐만 아니라 순수 엔지니어링 회사도 규모가 큰 경우 5년 미만의 기술자를 채용하지 않는다. 이유가 명확하다. 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관리하는데 실무경험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 품질과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학력보다 실무경험 스펙을 더 중요시한다. 대학의 인지도보다 실무 경험을 더 중요시한다.

생산에 관한 실무 경험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나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대학 졸업자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본인의 의사에 따라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군으로 옮겨갈 수 있는 성장 사다리가 마련돼 있다.

국내 건설기업의 인력 운영 방식을 재검토해 볼 시기다. 보유 인력이 비용으로 보이는 건 인건비에 대한 업무 산출량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인당 매출액으로 생산성을 따지는 시대는 지났다. 실무에 투입된 인력은 산출물을 생산하기 위한 투자비다. 인력의 질에 의해 생산물의 질이 결정된다. 국내 건설에도 인력이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군으로 옮겨갈 수 있는 성장 사다리는 대기업군이 앞장서야 한다.

인건비가 생산성이나 총소득액(GNI)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인건비가 높은 것은 극소수 대기업에 지나지 않는다. 신입 사원의 인건비가 경력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대기업의 인건비가 높게 보이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인재를 외부에서 찾기보다 내부에서 길러내야 한다.

인건비 저감을 이유로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땜질처방에 불과하다. 전문가를 만들어내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인재 양성을 미래로 가기 위한 투자로 인식할 때가 됐다. /이복남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산학협력중점교수